제3장. 진화생물학 및 신경과학과 공감: 생존, 협력, 감각의 회로
1. 공감은 본능인가? – 진화와 뇌에서 출발한 질문공감은 과연 인간만의 고등한 도덕 능력일까? 아니면 동물적 생존 전략의 일부일까? 진화생물학과 신경과학은 공감을 인간 고유의 특성이라기보다, 생존과 번식을 위한 사회적 적응의 산물로 설명한다. 이 장에서는 공감이 어떻게 진화해왔고, 뇌 안에서 어떻게 작동하며, 이러한 신경학적 기반이 정서적 반응, 친사회적 행동, 도덕 판단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탐구한다. 2. 공감의 진화적 기원 – 협력과 돌봄의 본능1) 프란스 드 발(Frans de Waal): 침팬지도 공감한다침팬지, 보노보 등의 사회적 영장류는 타인의 고통에 반응하고 위로하는 행동을 보임.드 발은 공감을 “기초적 정서 공명에서 시작해 점점 더 복잡한 형태로 진화한 것”으로 봄.협력, 돌봄, 상호성..
2025. 5. 4.
2024년과 이듬해 봄까지, 시민 감정의 기록
2024년 12월, 한국 사회는 다시금 정치적 격랑의 중심에 섰다.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정치 영역에만 머무르지 않고, 사회 전체를 뒤흔든 충격적 사건이었다. 이는 민주주의의 후퇴, 법치의 훼손, 국가 시스템의 마비, 상식과 윤리의 붕괴, 갈등과 혼란의 폭력적 분출이라는 점에서 단지 헌정 질서의 위기를 넘어선, 실로 재앙에 가까운 총체적 위기였다. 시민들은 분노, 공포, 좌절의 감정을 단순한 정치적 판단에 따른 반응으로서만이 아니라, 실존적 생존의 위기로 경험했다. 그리고 그 감정은 형형색색의 불빛과 해학이 넘치는 깃발 아래 광장으로 모아졌고, 남태령 대첩, 키세스단 등 연대와 평화적 표현으로 형상화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현직 대통령의 파면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1. 감정으로 보는 탄핵 정국 – 공포, ..
2025. 4. 25.
느낌과 말의 힘 : 공감과 감정 회복력의 민주적 가치-Emotional Resilience
지속되는 사회 갈등, 혐오 담론, 정치적 양극화는 단지 제도의 위기가 아니라, 시민 개개인의 심리적 건강과 회복력(resilience)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심리적 회복력은 단지 개인의 성격 특성이 아니라, 사회적 조건에 따라 강화되거나 훼손될 수 있는 공공의 자산이다. 감정의 민주화와 감정 주권 회복이 필요조건이라면, 감정 회복력은 시민이 정치적 탈진과 감정적 과잉을 넘어설 수 있도록 돕는 심리적 자본이다. 본 글에서는 감정 회복력의 의미와 사회적 기초, 그리고 시민 공동체의 복원력을 높이기 위한 조건들을 탐색한다. 1. 감정 회복력이란 무엇인가?감정 회복력(emotional resilience)은 스트레스, 충격, 상실, 사회적 모욕 등의 부정적 정서 경험 후에도 심리적 균형을 회복하고, 새로..
2025. 4. 23.
알고리즘 너머의 소통을 위하여: Emotional Literacy
21세기 정치와 감정은 더 이상 분리될 수 없는 구조적 관계에 있다. 그 중심에는 미디어, 특히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자리 잡고 있다. 시민의 감정은 더 이상 일방향적으로 수용되는 대상이 아니라, 디지털 공간에서 생성되고, 조직되며, 소비되는 주체가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디지털 감정의 생태계는 필연적으로 정치적 양극화, 혐오 조장, 정서적 과잉 상태를 야기하며, 심리적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감정 민주주의의 관점에서 미디어 환경을 재구성하고, 알고리즘 너머의 진정한 공적 소통의 조건을 모색해야 한다.1. 감정은 어떻게 미디어를 통해 정치화되는가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 감정은 정보 소비의 필터이자 생산의 동력으로 기능한다. 분노, 공포, 불안, 혐오와 같은 고강도 감정은 클릭률을 높이고 알고..
2025. 4. 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