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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장. 예술과 문화인류학에서 본 공감: 감각, 몸, 집단 감정의 장 1. 공감은 몸으로 느끼는가, 문화로 길러지는가?공감은 머리로 이해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몸으로 반응하고 문화 속에서 형성되는 감정 경험이다. 예술은 감정을 형상화하고, 문화는 감정을 조직한다. 우리는 연극에서 타인의 고통을 울음으로 공유하고, 장례식이나 축제에서 함께 울고 웃으며 공감의 리듬을 감각적으로 익힌다. 이 장에서는 공감을 예술적 체험과 문화적 실천의 관점에서 조망하며, 공감이 어떻게 감각적이고 사회적으로 매개되는지를 탐구한다.2. 예술은 어떻게 공감을 일으키는가?1) 연극과 퍼포먼스: 감정의 재현과 전이연극은 배우와 관객 사이에 정서적 교류의 장을 형성하며, 타자의 내면 상태를 공간적으로 재현하고 정서적으로 전이한다.리처드 셰처(Richard Schechner)는 연극을 ‘공감적 장치’로 보.. 2025. 5. 10.
제5장. 언어철학과 교육에서 본 공감: 말, 의미, 그리고 시민 감수성 1. 공감은 언어로 가능해지는가?공감은 감정의 공유인 동시에, 의미의 교환이다. 우리는 타인의 고통이나 기쁨을 ‘이해’할 수 있을 때 공감하게 되며, 그 이해는 대부분 언어라는 매개를 통해 이루어진다. 하지만 언어는 감정을 완전히 옮길 수 없고, 때로는 감정을 왜곡하기도 한다. 이 장에서는 공감이 언어 속에서 어떻게 탄생하고 실패하는지, 그리고 언어철학과 교육 실천의 관점에서 공감 능력을 어떻게 길러낼 수 있는지를 탐구한다.2. 언어철학에서 본 공감의 가능성과 한계1) 비트겐슈타인(L. Wittgenstein): 감정은 말로 구성된다“내가 아픈 것을 너는 어떻게 아는가?”라는 질문은 단순히 철학적 의문이 아니라 공감의 핵심이다.비트겐슈타인은 감정조차도 언어 공동체 안에서 구성된 의미 체계로 이해해야 한다.. 2025. 5. 8.
제4장. 문학 속 공감: 타인의 삶을 상상하는 힘 1. 문학과 공감은 어떻게 연결되는가?문학은 타인의 감정을 상상하고, 낯선 존재의 내면을 경험하게 하는 예술이다. 독자는 이야기 속 인물의 고통과 기쁨에 공명하며, 자신과 전혀 다른 배경을 가진 타인의 삶에 정서적으로 연결된다. 이는 심리학에서 말하는 ‘내러티브 공감(narrative empathy)’ 혹은 ‘문학적 감정 이입’이라고 불린다. 문학 속 공감은 단순한 감상에 그치지 않고, 타자를 이해하고 윤리적 상상력을 확장하는 인지적·도덕적 기능을 한다. 이 장에서는 문학이 어떻게 공감을 매개하며, 어떤 방식으로 독자의 공감 능력을 확장시키는지를 탐구한다. 2. 문학적 공감의 작동 방식 – 서사, 인물, 목소리1) 내러티브 구조가 유도하는 공감독자는 이야기의 플롯과 정서적 긴장을 따라가며, 주인공의 내면.. 2025. 5. 6.
제3장. 진화생물학 및 신경과학과 공감: 생존, 협력, 감각의 회로 1. 공감은 본능인가? – 진화와 뇌에서 출발한 질문공감은 과연 인간만의 고등한 도덕 능력일까? 아니면 동물적 생존 전략의 일부일까? 진화생물학과 신경과학은 공감을 인간 고유의 특성이라기보다, 생존과 번식을 위한 사회적 적응의 산물로 설명한다. 이 장에서는 공감이 어떻게 진화해왔고, 뇌 안에서 어떻게 작동하며, 이러한 신경학적 기반이 정서적 반응, 친사회적 행동, 도덕 판단과 어떻게 연결되는지를 탐구한다. 2. 공감의 진화적 기원 – 협력과 돌봄의 본능1) 프란스 드 발(Frans de Waal): 침팬지도 공감한다침팬지, 보노보 등의 사회적 영장류는 타인의 고통에 반응하고 위로하는 행동을 보임.드 발은 공감을 “기초적 정서 공명에서 시작해 점점 더 복잡한 형태로 진화한 것”으로 봄.협력, 돌봄, 상호성.. 2025. 5. 4.
제2장. 철학에서의 공감: 타자와 윤리를 사유하는 정서적 사유 1. 공감은 철학적 주제가 될 수 있는가?공감(empathy)은 감정이기 이전에, 인간 존재와 타자 사이의 관계를 묻는 철학적 문제다. 철학에서 공감은 단지 “느낌”이나 “친절함”이 아니라, 타자의 고통에 대한 책임, 윤리의 정서적 기반, 타자 인식의 방법론으로 탐구되어 왔다. 공감은 ‘내가 아닌 타자’를 이해하려는 시도이며, 이는 곧 “내가 누구인가”에 대한 물음으로 되돌아온다. 이 장에서는 공감의 철학적 논의들을 통해, 감정의 윤리적 위상과 타자성과의 관계를 사유해 본다. 2. 고전 윤리철학에서의 공감 – 감정인가 이성인가?1) 아담 스미스(Adam Smith): 감정에서 비롯되는 도덕 판단『도덕 감정론』(1759)에서 스미스는 ‘공감(sympathy)’을 도덕 감정의 출발점으로 제시함.인간은 타인의.. 2025. 5. 2.
제1장. 심리학에서의 공감: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는 인간 능력의 핵심 1. 공감이란 무엇인가? – 감정인가 능력인가‘공감(empathy)’이라는 단어는 독일어 Einfühlung에서 유래된 것으로, 타인의 정서 상태에 ‘느낌으로 들어가는 것’을 뜻한다. 심리학에서는 공감을 단순한 감정 반응이 아닌, 타인의 정서를 인식하고 이해하며 적절하게 반응하는 복합적 능력으로 정의한다(Decety & Jackson, 2004). 공감은 다음과 같은 요소를 포함하는 다차원적 심리 기능이다:정서적 반응: 타인의 감정을 함께 느끼는 능력인지적 이해: 타인의 입장을 인식하고 해석하는 능력동기적 경향성: 타인을 돕거나 반응하려는 내적 의지행동적 표현: 실제 친사회적 행동으로 이어지는 경향이처럼 공감은 감정, 사고, 도덕, 행동을 연결하는 심리적 통합 능력이라 할 수 있다.2. 공감의 심리학적.. 2025. 4. 30.
[심층] 인문학과 공감: 6편 시리즈 안내 앞서 '공감'에 관한 글 몇 편을 올려드렸는데요, 아무래도 사회적 이슈에 초점이 맞춰지다 보니 학술적 관점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였습니다. 주요 개념에 대한 소개나 설명을 보강하여 총 6편의 글을 추가적으로 올려봅니다. 이 시리즈는 심리학·철학·진화생물학 및 신경과학이라는 세 가지 주요 관점을 토대로 한 공감의 기초 개념을 다루고,이어 문학·언어철학과 교육·예술과 문화인류학이라는 확장된 인문학적 접근을 통해 공감의 사회적, 감각적, 윤리적 의미를 탐색합니다. 아래에 각 장의 글에 대한 간략한 소개와 키워드를 제시해 드리니, 해당 주제에 관하여 관심 있으신 분들은 참조하시길 바랍니다. 시리즈 구성 및 각 장 요약1장. 심리학에서의 공감 ―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는 인간 능력의 핵심 공감은 감정.. 2025. 4. 29.
정치 감정의 두 얼굴: 혐오와 공감 정치에서 감정은 왜 중요한가, 정치와 정치적 참여는 이성만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감정은 정치 행위의 기초적 동기이며, 정당성 판단, 소속감, 동원과 저항의 정서적 기반이다. 최근 정치심리학과 문화이론에서 주목받는 '감정 정치(emotional politics)' 혹은 '감정의 정치학(politics of emotion)'은 감정을 단순한 사적 경험이나 일시적인 정서 모드로 보지 않고, 권력의 흐름과 사회적 위계를 형성하는 근본적 작동 방식으로 본다. Sara Ahmed는 감정이 특정한 대상, 집단, 상징에 반복적으로 부착됨으로써 사회적 경계를 형성하고 권력 질서를 강화하거나 도전한다고 본다. 2024년 겨울로부터 2025년 봄에 이르는 한국의 탄핵 정국은 단지 대통령의 탄핵 여부를 둘러싼 논쟁이 아니라,.. 2025. 4. 27.
2024년과 이듬해 봄까지, 시민 감정의 기록 2024년 12월, 한국 사회는 다시금 정치적 격랑의 중심에 섰다. 대통령의 계엄 선포는 정치 영역에만 머무르지 않고, 사회 전체를 뒤흔든 충격적 사건이었다. 이는 민주주의의 후퇴, 법치의 훼손, 국가 시스템의 마비, 상식과 윤리의 붕괴, 갈등과 혼란의 폭력적 분출이라는 점에서 단지 헌정 질서의 위기를 넘어선, 실로 재앙에 가까운 총체적 위기였다. 시민들은 분노, 공포, 좌절의 감정을 단순한 정치적 판단에 따른 반응으로서만이 아니라, 실존적 생존의 위기로 경험했다. 그리고 그 감정은 형형색색의 불빛과 해학이 넘치는 깃발 아래 광장으로 모아졌고, 남태령 대첩, 키세스단 등 연대와 평화적 표현으로 형상화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현직 대통령의 파면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1. 감정으로 보는 탄핵 정국 – 공포, .. 2025. 4. 25.
느낌과 말의 힘 : 공감과 감정 회복력의 민주적 가치-Emotional Resilience 지속되는 사회 갈등, 혐오 담론, 정치적 양극화는 단지 제도의 위기가 아니라, 시민 개개인의 심리적 건강과 회복력(resilience)을 직접적으로 위협하고 있다. 심리적 회복력은 단지 개인의 성격 특성이 아니라, 사회적 조건에 따라 강화되거나 훼손될 수 있는 공공의 자산이다. 감정의 민주화와 감정 주권 회복이 필요조건이라면, 감정 회복력은 시민이 정치적 탈진과 감정적 과잉을 넘어설 수 있도록 돕는 심리적 자본이다. 본 글에서는 감정 회복력의 의미와 사회적 기초, 그리고 시민 공동체의 복원력을 높이기 위한 조건들을 탐색한다. 1. 감정 회복력이란 무엇인가?감정 회복력(emotional resilience)은 스트레스, 충격, 상실, 사회적 모욕 등의 부정적 정서 경험 후에도 심리적 균형을 회복하고, 새로.. 2025. 4. 23.
감정에 대한 존중: 민주주의를 지키는 또 하나의 방법-Emotional Sovereignty 현대 사회에서 시민은 단지 정치적 권리의 주체가 아니라, 감정의 사용자이자 피고용자이기도 하다. 특히 공공영역에서 발생하는 감정노동은 더 이상 특정 직업군에 국한되지 않고, 모든 시민이 겪는 일상적 경험이 되었다. 그러나 이 감정노동이 지속적으로 왜곡되거나 강요될 경우, 시민의 정신건강뿐 아니라 민주주의의 근간 역시 위협받게 된다. 이제 우리는 감정노동을 단지 노동의 한 형태로서가 아니라, 정치적 권리로서의 '감정의 주권(emotional sovereignty)' 관점에서 재인식할 필요가 있다.1. 감정노동의 확장과 구조적 성격감정노동(emotional labor)은 원래 Hochschild(1983)가 항공 승무원의 사례를 통해 정의한 개념으로, 타인의 감정을 조절하기 위해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거나 조.. 2025. 4. 21.
알고리즘 너머의 소통을 위하여: Emotional Literacy 21세기 정치와 감정은 더 이상 분리될 수 없는 구조적 관계에 있다. 그 중심에는 미디어, 특히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자리 잡고 있다. 시민의 감정은 더 이상 일방향적으로 수용되는 대상이 아니라, 디지털 공간에서 생성되고, 조직되며, 소비되는 주체가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디지털 감정의 생태계는 필연적으로 정치적 양극화, 혐오 조장, 정서적 과잉 상태를 야기하며, 심리적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감정 민주주의의 관점에서 미디어 환경을 재구성하고, 알고리즘 너머의 진정한 공적 소통의 조건을 모색해야 한다.1. 감정은 어떻게 미디어를 통해 정치화되는가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 감정은 정보 소비의 필터이자 생산의 동력으로 기능한다. 분노, 공포, 불안, 혐오와 같은 고강도 감정은 클릭률을 높이고 알고.. 2025. 4. 19.